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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연장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저는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아직 퇴직까지 4~5년 정도 남아 있지만, 이제는 정년이라는 말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정년이 몇 살까지 늘어날 것인가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관련 제도를 찾아볼수록 중요한 것은 숫자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현재 법에서 정한 정년은 무엇인지, 정부가 지원하는 계속고용 제도는 무엇인지, 정년 연장과 재고용은 어떻게 다른지, 임금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따로 살펴봐야 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55~79세 취업 경험자 가운데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이미 그만둔 사람들의 퇴직 당시 평균연령은 52.9세였습니다.
이 숫자를 ‘대한민국 근로자의 평균 퇴직연령’이라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조사대상과 통계의 의미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법에서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두고 있는 것과 달리 많은 사람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보다 앞서 떠나는 현실을 보여주는 자료로는 참고할 만합니다.

계속고용
먼저 현재 법부터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서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60세보다 낮게 정했다면 60세로 정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현재 대한민국의 법정 정년을 일반적으로 65세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뉴스에서 자주 들리는 ‘계속고용’은 무엇일까요?
현재 고용노동부의 고령자 계속고용 관련 제도에서는 기업이 정년 이후에도 근로자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크게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 정년 연장: 회사가 정한 정년 자체를 더 높이는 방식
- 정년 폐지: 일정 연령을 일률적인 퇴직 기준으로 두지 않는 방식
- 재고용: 기존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거나 퇴직 후 다시 고용하는 방식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계속고용 제도가 있다는 것과 모든 기업이 현재 모든 근로자를 65세까지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현재 정부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서 정년 연장·정년 폐지·재고용 등의 계속고용 제도를 운영하는 사업주에게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지원금은 근로자가 직접 신청해서 받는 지원금이 아니라 계속고용 제도를 운영하는 사업주를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퇴직을 앞둔 근로자라면 ‘정부에 계속고용을 신청하면 된다’고 생각하기보다 먼저 현재 다니는 회사가 어떤 정년제도와 재고용제도를 운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재고용
제가 정년 연장보다 더 관심 있게 보는 부분은 재고용입니다.
정년 연장은 현재의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정년 자체를 뒤로 미루는 방식입니다. 반면 재고용은 정년에 도달한 뒤 새로운 근로조건으로 다시 일하게 되는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회사에서 계속 일한다고 해도 정년 전과 정년 후의 조건이 반드시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직무가 달라질 수도 있고 근무시간과 임금, 계약기간 등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퇴직을 앞둔 사람에게는 ‘재고용을 해주는가’라는 질문보다 ‘어떤 조건으로 재고용되는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제가 회사에 계속 남을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면 다음 내용을 먼저 확인할 것 같습니다.
- 재고용 대상자가 되는 기준은 무엇인지
- 계약기간은 몇 년인지
- 계약 갱신이 가능한지
- 기존 업무를 계속하는지 다른 직무로 이동하는지
- 임금은 어느 정도 달라지는지
- 근무시간이나 근무일수가 줄어드는지
- 복리후생은 이전과 동일한지
- 퇴직금과 연차 등 근로조건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정년 이후에도 같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장점입니다. 익숙한 업무와 조직을 활용할 수 있고 새로운 직장을 처음부터 찾아야 하는 부담도 줄어듭니다.
하지만 임금과 직무가 크게 달라진다면 그것이 나에게 맞는 선택인지 다시 계산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퇴직하는 해가 되어서야 회사에 물어보기보다 아직 4~5년이 남아 있는 지금부터 우리 회사에는 어떤 정년 이후 제도가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금피크제
정년 연장이나 계속고용 이야기가 나오면 임금피크제도 함께 언급됩니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 이후 임금을 조정하는 대신 고용을 유지하거나 연장하도록 설계한 임금체계의 한 형태입니다.
하지만 계속고용을 한다고 해서 임금피크제가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행 고령자고용법은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에서 사업주와 근로자 측이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임금제도는 회사의 취업규칙과 단체협약, 근로계약 등 구체적인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임금피크제를 무조건 나쁜 제도라고 보거나, 반대로 계속 일할 수 있으니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임금이 줄어드는 만큼 무엇이 함께 달라지는가입니다.
예를 들어 급여는 줄었는데 업무량과 책임은 그대로라면 근로자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급여가 조정되면서 근무시간도 줄고 책임도 가벼워진다면 퇴직 이후의 생활을 준비하는 전환 단계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년 이후의 근로조건을 볼 때는 임금만 따로 보지 않고 다음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월급과 연간 총소득
- 근무시간과 근무일수
- 담당 직무와 책임 수준
- 계약기간과 갱신 가능성
- 통근시간과 체력 부담
- 퇴직 이후의 생활비와 필요한 소득
정년을 몇 년 늘리는 것보다 그 기간을 어떤 조건으로 일하게 되는지가 근로자에게는 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연금까지의 소득 공백
계속고용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국민연금과의 시간 차이입니다.
국민연금의 노령연금 지급개시연령은 모든 사람에게 현재 63세로 동일한 것이 아닙니다. 출생연도에 따라 다릅니다.
- 1961~1964년생: 63세
- 1965~1968년생: 64세
- 1969년 이후 출생자: 65세
따라서 직장에서 60세에 퇴직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출생연도에 따라 노령연금을 받기 전까지 몇 년의 시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주된 일자리를 60세보다 먼저 떠난다면 소득 공백은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에게 계속고용은 단순히 ‘더 오래 일한다’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된 일자리의 소득이 끝나는 시점과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 사이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라는 노후소득 문제와도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재고용이든 새로운 직장으로의 재취업이든, 부업이든 연금이 시작되기 전까지 필요한 생활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미리 계산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의 계속고용
정년 연장 이야기를 할 때 일본 사례가 자주 등장합니다.
다만 일본을 단순히 ‘법정 정년이 65세인 나라’라고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현재 일본의 고령자 고용제도는 기업이 65세까지 고용 기회를 확보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정년이 65세 미만인 기업은 65세까지 고용을 확보하기 위해 정년을 높이거나, 정년제를 폐지하거나, 계속고용 제도를 도입하는 방식 가운데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계속고용에는 재고용도 포함됩니다.
또 일본은 2021년부터 70세까지 취업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사업주의 노력의무로 두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모든 기업이 정년을 70세로 정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일본 사례에서 제가 눈여겨보는 것은 정년 숫자 자체보다 정년 이후에도 일할 수 있는 여러 통로를 제도 안에 만들어놓았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정년 논의도 단순히 60을 65로 바꾸는 것만으로 끝나기보다는 임금과 직무, 근무시간, 재교육을 어떻게 함께 바꿀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준비해야 할 것
정년 연장에 관한 뉴스를 계속 찾아보다 보니 한 가지는 분명해졌습니다.
정책이 어떻게 결정될 것인지만 기다리기에는 제 퇴직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정년이 더 늘어날 수도 있고, 현재 회사에서 재고용 기회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과 같은 직장에서 계속 일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한 제도만 기대하기보다 몇 가지 가능성을 함께 준비하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현재 회사의 정년과 재고용 규정을 확인합니다.
- 정년 후에도 유지할 수 있는 업무와 경력을 정리합니다.
- 임금이 낮아졌을 때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계산합니다.
- 국민연금 지급개시연령과 예상연금액을 확인합니다.
- 퇴직 시점부터 연금 수령 전까지 필요한 생활비를 계산합니다.
- 현재 회사에 남지 못했을 때 지원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봅니다.
- 필요한 교육과 자격이 있다면 재직 중에 준비합니다.
특히 정년 이후에도 지금과 똑같은 직급과 급여를 유지해야만 성공한 재고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근무시간을 줄이고 책임을 낮추더라도 제가 가진 경험을 활용하면서 일정한 소득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 역시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선택할 수 있으려면 준비가 먼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상 질문
Q. 우리나라 법정 정년이 65세로 바뀐 건가요?
A. 2026년 8월 현재 모든 사업장의 법정 정년이 65세로 변경된 것은 아닙니다. 현행 고령자고용법에서는 사업주가 정년을 정할 경우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년 연장과 계속고용에 관한 여러 정책과 논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65세 정년 확정’이라는 식의 기사 제목만 보기보다 실제 법 개정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정년 연장과 재고용은 무엇이 다른가요?
A. 정년 연장은 회사의 정년 나이 자체를 높이는 방식입니다. 재고용은 기존 정년에 도달한 뒤 새 근로조건으로 계속 일하거나 다시 고용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재고용에서는 임금이나 직무, 근무시간, 계약기간 등이 정년 전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계약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Q. 계속고용을 하면 임금피크제가 반드시 적용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계속고용과 임금피크제는 같은 제도가 아닙니다.
실제 임금체계는 회사의 취업규칙과 단체협약, 근로계약 등 사업장별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속 일할 수 있다는 사실만 보지 말고 임금과 직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은 근로자가 받을 수 있나요?
A.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지원금이 아닙니다.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서 정년 연장·정년 폐지·재고용 등의 계속고용 제도를 운영하는 사업주를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본인이 계속고용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회사의 인사담당자에게 정년과 재고용 규정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Q. 일본은 이미 정년이 65세인가요?
A. 단순히 그렇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본은 65세까지 고용 기회를 확보하도록 기업에 필요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으며 정년 연장, 정년 폐지, 계속고용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 70세까지 취업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는 노력의무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Q. 국민연금은 몇 살부터 받을 수 있나요?
A. 출생연도에 따라 다릅니다. 1961~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가 노령연금 지급개시연령입니다.
개인별 예상연금액과 정확한 수급 시기는 국민연금공단의 내 연금 조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처음 정년 연장 뉴스를 접했을 때는 저도 ‘몇 살까지 일할 수 있게 될까’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도를 하나씩 살펴보니 정년이라는 숫자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보였습니다.
정년을 연장하는지, 재고용을 하는지에 따라 고용관계가 달라질 수 있고, 계속 일하더라도 임금과 직무, 근무시간이 예전과 같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반대로 지금보다 급여가 줄더라도 근무시간과 책임을 조정하면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년이 몇 살로 바뀔까’를 기다리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퇴직까지 4~5년 정도 남아 있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현재 회사의 제도를 확인하고 제 경력을 정리하고, 연금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생활비를 계산하고, 회사 밖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하나씩 준비하는 것입니다.
정부 정책이 달라지면 선택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제도가 만들어지더라도 준비된 경력과 생활 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에게 정년 연장은 단순히 몇 년 더 회사에 남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력을 어떤 조건으로 얼마나 오래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