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에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이 기억력입니다. 예전에는 한두 번 읽으면 외워졌던 것도 금방 잊어버리는 것 같고, 새로운 내용을 머릿속에 넣는 속도도 느려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 역시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나이가 들어 공부하려면 가장 힘든 것이 암기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직장을 다니면서 사이버대학 공부를 해보니 예상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기억력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회사 일을 마친 뒤 다시 공부할 힘을 내는 것, 시험과 수업 일정을 놓치지 않는 것, 그리고 짧은 시간이라도 집중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20대에 대학을 다닐 때는 공부가 생활의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50대의 공부는 회사도 다녀..
온라인 강의는 시작하기는 쉽습니다. 출퇴근할 필요가 없고 원하는 시간에 접속할 수 있으니 직장인에게는 특히 편리합니다. 하지만 수강을 신청한 사람 모두가 마지막까지 같은 속도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과정, 같은 수강기간인데도 어떤 분은 여유 있게 수료하고 어떤 분은 종료 직전에 남은 진도를 한꺼번에 채우느라 힘들어합니다.저는 온라인 교육을 운영하는 일을 하면서 학습자들의 수강 과정을 가까이에서 접해 왔습니다. 저 역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이버대학교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온라인 학습이 편리한 만큼 스스로 챙겨야 할 것이 많다는 것도 경험했습니다.처음에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지만 않았습니다. 학력이나 나이보다 일정 관리, 문의하는 습관, 수료..
중장년 재취업을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경력을 떠올리게 됩니다. 20년, 30년 동안 한 분야에서 일한 경험은 분명 큰 자산입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감각은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그런데 요즘 채용공고를 보다 보면 경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또 하나의 조건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디지털 업무 능력입니다. 엑셀을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는지, 온라인 문서를 공유할 수 있는지, 메신저나 협업도구를 이용해 업무를 주고받을 수 있는지, 최근에는 AI를 이용해 자료를 찾거나 문서를 정리할 수 있는지도 실제 업무 속도에 영향을 줍니다.저는 중장년에게 필요한 디지털 능력이 젊은 사람보다 컴퓨터를 더 잘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프..
퇴직 이후의 일을 생각하다 보면 결국 한 가지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다시 회사에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내 힘으로 작은 일을 시작할 것인가. 예전에는 퇴직 후 선택지가 재취업이나 창업 정도로 나뉘었다면 지금은 프리랜서, 프로젝트형 일자리, 1인 사업처럼 그 중간에 있는 선택지도 많아졌습니다.문제는 어떤 길이 더 좋아 보이느냐가 아닙니다. 퇴직 후에는 월급의 크기만큼이나 안정성, 시간, 체력, 초기 비용, 사람과의 관계까지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재취업은 안정적이지만 조직생활을 다시 시작해야 하고, 프리랜서는 자유롭지만 매달 수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작은 사업은 내가 주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손실도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합니다.저 역시 퇴직 이후를 준비하면서 한 가지 길만 정해놓기보다 세 가..
회사에 오래 다니다 보면 인간관계의 대부분이 자연스럽게 직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집니다. 매일 만나는 동료가 있고, 거래처와 협력업체 사람들이 있고, 회식이나 업무 모임을 통해 계속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굳이 '인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그런데 퇴직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이 관계의 성격을 다시 보게 됩니다. 지금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과연 회사 이름과 직급이 사라진 뒤에도 계속 이어질 관계인지, 아니면 업무가 끝나는 순간 자연스럽게 멀어질 관계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저는 50대가 되면 재취업 준비만큼이나 회사 밖 관계를 조금씩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퇴직 후 외로움을 피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새로운 일자리 정보와 다..
퇴직을 앞두고 있을 때는 막연히 “회사만 그만두면 좀 쉬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며 살아왔으니, 아무 일정 없이 보내는 시간이 오히려 선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퇴직 직후 몇 달은 여행을 가거나 늦잠을 자고, 미뤄둔 일을 하며 지내는 것도 필요합니다.하지만 문제는 그 시간이 길어질 때입니다. 처음에는 자유였던 시간이 어느 순간 공백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사라지고, 사람을 만나는 횟수가 줄고, 다시 일하고 싶어졌을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질 수도 있습니다.그래서 퇴직 후 첫 1년은 단순히 쉬는 기간도, 무조건 빨리 다시 취업해야 하는 기간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회사가 대신 만들어주던 생활 리듬과 인간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