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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전에 생각해보는 은퇴 후 삶 (은퇴 연옥, 페르소나, 아레테, 관계)

MOIYK 편집자 2026. 7. 24. 16:31

목차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하는 중장년
    은퇴 후의 삶

    저는 아직 퇴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퇴직까지 몇 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요즘 더 자주 은퇴 이후의 생활을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은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돈을 떠올렸습니다. 퇴직금은 얼마인지, 연금은 언제부터 받을 수 있는지, 생활비는 얼마나 필요한지를 계산하는 것이 은퇴 준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먼저 퇴직한 사람들을 보고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을 떠난다는 것은 월급이 끊기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매일 출근하던 장소가 없어지고, 회사에서 맡고 있던 역할도 달라지고, 자연스럽게 만나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퇴직 후의 삶을 미리 들여다보면서 네 가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직장이 사라진 뒤의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 직함이 없어졌을 때 나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회사 밖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이 질문을 생각하면서 ‘은퇴 연옥’, ‘페르소나’, ‘아레테’, ‘관계’라는 네 가지 단어를 제 방식대로 정리해봤습니다.

    은퇴 연옥

    ‘은퇴 연옥’이라는 표현은 조금 무겁게 들립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말을 퇴직 이후가 지옥이라는 뜻보다는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 앞으로 살아갈 방식 사이의 과도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오래하면 생활의 많은 부분이 회사 일정에 맞춰집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부터 식사시간, 사람을 만나는 방식, 한 주의 리듬까지 자연스럽게 정해집니다.

    저 역시 지금은 매일 출근하고 해야 할 업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실제 퇴직 후의 조용한 하루를 경험해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 일정이 한꺼번에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자유롭다는 느낌만 들지는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무엇을 할 것인지, 평일과 주말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사람을 만날 일은 얼마나 있을 것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퇴직 직후부터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정 기간은 지금까지의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시기를 무조건 불안하거나 실패한 시간으로 볼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무엇을 그만둘 것인지, 무엇을 계속할 것인지, 새로 시작할 것은 무엇인지 시험해보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저는 그 과도기를 퇴직 후에 처음 맞닥뜨리기보다 아직 직장에 있는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해보고 싶습니다.

    페르소나

    페르소나는 원래 가면을 뜻하는 말로, 심리학에서는 사람이 사회 속에서 보여주는 역할이나 사회적 얼굴을 설명할 때 사용됩니다.

    직장생활을 오래한 사람에게는 회사에서의 역할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팀장이고, 누군가는 과장이고, 누군가는 전문가입니다. 회사 이름과 직책을 말하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설명하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퇴직하면 그 직함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저도 가끔 생각합니다.

    “회사 이름을 빼고 나를 소개한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한 조직에서 일했다면 회사에서의 역할과 나 자신을 완전히 분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부터 직장 밖의 역할도 하나씩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한국어교육을 공부했고 한국어교원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AI도 배우고 있고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경험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이것들을 새로운 직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하지만 회사에서의 역할 하나만 가지고 있던 것보다 가르치는 사람, 배우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다른 역할을 조금씩 만들어두는 것이 퇴직 이후의 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직 준비는 새로운 직업을 하나 정하는 일만이 아니라 내 삶에서 역할을 하나씩 늘려가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아레테

    아레테(Arete)는 고대 그리스어로 흔히 ‘탁월함’이나 ‘훌륭함’이라는 뜻으로 설명됩니다.

    저는 이 말을 퇴직 이후의 삶에 연결해서 생각해봤습니다.

    젊을 때는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먼저 선택해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직장을 다녀야 했고, 가족을 돌봐야 했고, 생활비도 벌어야 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이 있어도 “나중에 시간이 생기면 하지”라고 미루게 됩니다.

    저 역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오랫동안 그것을 특별한 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글을 써서 뭘 하겠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퇴직 준비와 중장년의 일, 제가 다시 공부하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하나씩 글로 정리하다 보니 제가 경험한 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정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좋아하는 일과 돈이 되는 일을 반드시 처음부터 하나로 만들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합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 있을 수 있고, 생활비를 위해 하는 일이 따로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제2의 직업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지, 일정한 소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저 역시 한국어교육이나 블로그, 온라인 콘텐츠가 앞으로 어떤 형태의 일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은 크게 투자하기보다 직접 해보는 쪽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글을 한 편 써보고, 교육자료를 하나 만들어보고, 새로운 도구를 사용해보면서 제가 계속할 수 있는 일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퇴직 이후의 아레테는 거창한 성공보다 내가 잘할 수 있고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일을 발견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계

    은퇴 이후를 생각하면서 제가 가장 놓치기 쉬운 것이 관계라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는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굳이 약속을 잡지 않아도 매일 사람을 만납니다.

    동료와 이야기하고 업무 때문에 전화를 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습니다. 이런 관계 가운데 일부는 회사라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관계입니다.

    퇴직하면 그 관계의 형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회사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다거나 친구를 잃는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직장에서 자동으로 만들어지던 만남이 줄어들기 때문에 회사 밖에서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갈 것인지를 조금 더 의식적으로 생각해야 할 수 있습니다.

    하버드 성인발달연구는 오랜 기간 사람들의 삶을 추적하면서 좋은 인간관계가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왔습니다.

    저는 이 연구를 보면서 은퇴 준비에 인간관계도 포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서 관계가 많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가족과의 관계도 있고 오래된 친구도 있으며 공부나 취미를 통해 새로 만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에게도 중요한 것은 사람 수를 늘리는 것보다 회사가 없어져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입니다.

    특히 부부가 함께 퇴직 이후를 보내게 된다면 생활방식의 변화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한 사람이 오랫동안 집 밖에서 생활하다 갑자기 하루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게 되면 서로의 일상과 공간을 다시 조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누가 더 힘든가를 따지기보다 각자의 생활시간과 역할, 혼자 보내는 시간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새롭게 맞춰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퇴직 후에 갑자기 관계를 만들기보다 지금부터 기존 친구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공부나 관심사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통로도 열어두려고 합니다.

    지금부터 준비할 것

    저는 아직 퇴직 후의 삶을 살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은퇴 이후에는 반드시 이렇게 된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먼저 퇴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제 생활에 맞춰 하나씩 준비해보는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는 준비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1. 직장 밖에서도 이어갈 수 있는 하루의 일과를 만들어봅니다.
    2. 회사 직함과 관계없는 새로운 역할을 하나씩 만들어봅니다.
    3. 좋아하는 일 가운데 계속할 수 있는 것을 직접 시험해봅니다.
    4. 회사 밖에서도 이어질 관계를 유지하고 넓혀갑니다.

    여기에 경제적인 준비와 건강 관리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생활비가 부족하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돈이 있어도 건강이 좋지 않으면 계획했던 생활을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은퇴 준비는 이제 연금이나 퇴직금을 계산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돈, 건강, 역할, 관계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앞으로 제가 해나가야 할 은퇴 설계라고 생각합니다.

    예상 질문

    Q. 은퇴하면 누구나 무기력해지나요?

    A.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퇴직을 기다려온 사람도 있고 새로운 생활을 즐기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오랫동안 직장을 중심으로 생활했다면 일정과 역할, 인간관계가 한꺼번에 달라질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은퇴 연옥은 실제 심리학 용어인가요?

    A. 이 글에서는 퇴직 이후의 과도기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입니다. 모든 사람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공식적인 심리 단계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지금까지의 생활방식을 정리하고 새로운 일상을 만드는 중간 시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퇴직 후에는 꼭 새로운 직업이 있어야 할까요?

    A.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경제상황과 건강, 원하는 생활이 다릅니다.

    직업이 아니더라도 가족을 돌보거나 공부를 계속하고 봉사활동이나 취미를 하는 것도 충분히 중요한 역할이 될 수 있습니다.

    Q. 좋아하는 일을 제2의 직업으로 만들어도 될까요?

    A. 가능하지만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직업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수입이 필요한 일이라면 실제로 그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는지, 수익은 어느 정도인지, 내가 지속할 수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재직 중 작은 규모로 먼저 해보는 방법을 선호합니다.

    Q. 퇴직 전 관계는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A. 새로운 사람을 억지로 많이 사귀기보다 회사 밖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 기존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취미나 공부, 지역 프로그램, 봉사활동처럼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활동을 미리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결론

    저는 아직 퇴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은퇴 후의 외로움이나 무기력, 자유로움을 제가 직접 경험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퇴직을 몇 년 앞둔 지금, 주변에서 먼저 퇴직한 사람들을 보면서 제 차례가 왔을 때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지를 미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은퇴 연옥은 새로운 생활을 만드는 과도기로, 페르소나는 직장 밖의 새로운 역할로, 아레테는 내가 오래 이어갈 수 있는 능력과 관심으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탱해주는 것이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경력을 모두 버릴 필요도 없고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될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은 경험 가운데 앞으로도 가지고 갈 것을 골라내고 새로운 역할을 조금씩 더하는 편이 저에게는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한국어교육을 공부한 것도, AI를 배우는 것도,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그런 준비의 일부입니다.

    아직 어느 것이 퇴직 후의 주된 일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퇴직하는 날 갑자기 삶을 새로 설계하는 것보다는 지금부터 여러 가능성을 조금씩 시험해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은퇴는 직장을 잘 떠나는 것만이 아니라, 직장을 떠난 뒤에도 나답게 살아갈 역할과 관계를 미리 만들어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