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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팟워크, 60대에게 기회일까? (스팟워크, 고령화, 잡포스팅, 중장년 일자리)

MOIYK 편집자 2026. 7. 28. 16:48

목차


    초등학교 동창 친구들이 건설 현장에서 차량과 보행자의 동선을 안내하는 일을 하거나 산모 돌봄 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중장년 이후의 일자리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대학을 나온 친구들 가운데도 마트나 음식점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이 아직 직장에 다니고 있는 저에게 “지금도 일하고 있어서 부럽다”고 말할 때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부러움보다는 그 말 뒤에 있는 앞으로의 소득과 일자리에 대한 걱정이 먼저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일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스팟워크’를 알게 됐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스팟워크 플랫폼 타이미(Timee)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타이미에 등록한 60세 이상 이용자는 약 30만8천 명, 65세 이상은 약 11만 명이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 숫자는 일본 전체 스팟워크 시장의 고령 근로자 수가 아니라 타이미라는 한 플랫폼에 등록한 이용자 수입니다. 그럼에도 60대 이후에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몇 시간 또는 하루 단위의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 숫자를 보면서 저는 단순히 “60대에도 일할 곳이 많아졌구나”라고만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왜 많은 고령자가 이런 초단기 일자리를 찾게 되었는지도 함께 생각하게 됐습니다.

    일본 스팟워크와 중장년 일자리

    스팟워크란

    일본 후생노동성은 스팟워크(スポットワーク)를 단시간·단발 근로를 내용으로 하는 고용계약을 통해 일하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음식점에서 오늘 저녁 몇 시간 동안 일할 사람이 필요하거나, 물류창고에서 특정 시간대에 포장 인력이 필요한 경우 앱을 통해 근로자를 모집하고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일본에서는 ‘스키마바이토(スキマバイト)’라는 표현도 많이 사용합니다. ‘스키마’는 틈이나 빈 시간을 의미하고 ‘바이토’는 아르바이트를 뜻합니다. 우리말로 옮기면 ‘빈 시간을 활용하는 아르바이트’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스키마바이토는 일상적·서비스적인 표현에 가깝고, 일본 후생노동성은 공식 안내에서 ‘스팟워크’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타이미 역시 자신들의 서비스를 스키마바이토 서비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력서나 면접 없이 앱으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편의성이 이 서비스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2025년 타이미 조사에서 60세 이상 이용자들이 스팟워크를 선택한 이유를 보면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 빈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많이 언급됐습니다. 건강을 위해 적당히 몸을 움직이고 싶다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실제 경험한 업무로는 창고 내 경작업의 비중이 높았고 음식 관련 업무도 많았습니다. 따라서 스팟워크가 중장년의 모든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고용형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존 채용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던 사람에게 새로운 진입 통로가 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 스팟워크: 짧은 시간이나 하루 단위로 이루어지는 단발성 근로
    • 스키마바이토: 일본에서 많이 사용하는 ‘빈 시간 아르바이트’라는 의미의 표현
    • 장점: 원하는 시간과 지역을 선택하기 비교적 쉬움
    • 주의점: 업무와 계약이 짧기 때문에 안정적인 소득이나 장기 경력으로 연결되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함

    고령화와 일자리

    일본에서 스팟워크에 고령층이 늘어나는 현상은 일본의 인구구조와도 떼어놓고 보기 어렵습니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인구는 3,619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9.4%를 차지했습니다. 65세 이상 취업자도 930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65세 이상 임원 제외 고용자 가운데 비정규직의 비중이 76.9%라는 통계도 눈에 들어옵니다. 비정규직이라고 해서 모두 좋지 않은 일자리라고 볼 수는 없지만, 고령층의 노동 참여가 늘어났다는 숫자만으로 일자리의 질까지 좋아졌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친구들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초등학교 동창 중 한 친구는 학창시절 공부를 꽤 잘했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대학에 가지 않는 것도 지금처럼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아니었고, 대학을 졸업한 여성들도 몇 년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 후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친구는 지금 건설 현장에서 차량과 보행자 동선을 안내하는 일을 거쳐 산모 돌봄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나온 다른 친구들도 마트나 음식점에서 시간제로 일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의 일을 낮게 평가하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일이든 다시 일을 시작하고 자신의 소득을 만들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게 되는 것은 오랜 세월 살아오면서 쌓은 경험과 능력을 이후의 일자리에서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입니다.

    일본에서 60대와 70대가 앱을 통해 몇 시간짜리 일자리를 찾는 모습은 우리보다 조금 먼저 고령화를 겪은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노동시장을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처럼 느껴졌습니다.

    일본의 고령층 인구와 중장년 고용

    잡 포스팅은 다른 방식입니다

    스팟워크를 살펴보다 보면 또 하나 생각하게 되는 것이 경력을 이어가는 방법입니다.

    잡 포스팅(Job Posting)은 스팟워크와는 전혀 다른 제도입니다. 회사 안에서 공석이나 새로운 직무가 생겼을 때 직원이 스스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사내공모 방식입니다. 일본에서는 ‘포스팅’ 또는 ‘사내공모제’라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소개한 기업 사례를 보면 후지쓰는 사내 포스팅 제도를 본격적으로 운영해 직원이 원하는 직무에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제도가 스팟워크와 대비되는 지점이 흥미롭습니다.

    스팟워크는 지금 필요한 사람과 지금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빠르게 연결합니다. 반면 잡 포스팅은 이미 회사 안에 있는 사람이 지금까지 쌓은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다른 직무에 도전할 수 있게 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고 잡 포스팅을 퇴직한 중장년의 재취업 제도라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기본적으로 현재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 인사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퇴직 전 중장년의 입장에서는 시사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회사를 완전히 떠난 뒤 새로운 직업을 찾는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아직 재직 중일 때 회사 안에서 다른 직무로 이동하거나 기존 경력을 새 분야와 연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스팟워크와 잡 포스팅은 서로 경쟁하는 제도가 아니라 전혀 다른 목적을 가진 제도입니다.

    • 스팟워크: 필요한 시간에 단기 일자리를 연결
    • 잡 포스팅: 재직자가 회사 내부의 다른 직무에 직접 지원
    • 스팟워크의 강점: 낮은 진입장벽과 시간 선택의 자유
    • 잡 포스팅의 강점: 기존 경력과 직무역량을 이어갈 가능성

    근로조건은 따로 봐야 합니다

    원래 스팟워크를 처음 알아봤을 때는 몇 시간짜리 일자리라면 일반적인 근로자 보호제도와는 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후생노동성의 안내를 확인해보니 그렇게 단순하게 볼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스팟워크 역시 고용계약을 체결해 근로자로 일한다면 노동관계법령의 적용을 받습니다. 앱을 이용한다고 해서 근로자의 지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면접 없이 선착순으로 연결되는 형태에서는 별도의 특별한 합의가 없다면 근로자가 사업주의 구인에 지원한 시점에 근로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일본 후생노동성의 안내입니다.

    근로계약이 성립한 뒤 사업주의 사정으로 일을 취소하거나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일을 끝내게 하는 경우에는 휴업수당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보험도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산재보험은 원칙적으로 근로자라면 고용형태와 관계없이 적용됩니다. 단시간 아르바이트나 일용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산재보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면 일본의 고용보험은 일반적으로 주당 소정근로시간이 20시간 이상이고 31일 이상 계속 고용될 전망이 있는 경우 등 적용 요건이 있습니다. 따라서 하루 또는 몇 시간씩 서로 다른 사업장에서 일하는 전형적인 스팟워크는 고용보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습니다.

    유급휴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에서는 원칙적으로 고용된 뒤 6개월 동안 계속 근무하고 전체 근로일의 80% 이상 출근한 경우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한 번씩 단발적으로 근무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이런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퇴직금은 우리나라 기준과도 다릅니다. 일본에서는 모든 사업주에게 퇴직금 제도를 일률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지 않습니다. 회사가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서 퇴직금 제도를 정하고 있다면 그 기준에 따라 판단하게 됩니다.

    따라서 스팟워크를 이야기할 때 “보험이나 휴가가 없다” 또는 “모두 보장된다”라고 한쪽으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고용계약을 맺었는지, 얼마나 지속적으로 근무하는지, 어느 보험의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각각 살펴봐야 합니다.

    60대에게 기회일까

    그렇다면 스팟워크는 60대에게 좋은 일자리일까요?

    저는 이 질문에 단순히 좋다거나 나쁘다고 답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장점은 분명합니다. 매일 출근하는 일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에게는 일주일에 하루나 몇 시간만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멀리 출퇴근하지 않고 집 근처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중장년에게는 중요합니다.

    또 타이미의 2025년 조사에서는 스팟워크로 일한 고령 이용자의 43.7%가 근무한 사업장에서 장기근무 제안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11.3%는 실제 장기근무로 이어진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점을 보면 스팟워크가 반드시 하루짜리 일자리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며, 사람과 사업장이 서로를 시험해보는 통로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대로 한계도 분명합니다.

    일하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월소득도 일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빈 시간을 활용해 용돈을 벌려는 사람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안정적인 소득이 필요한 사람에게 스팟워크의 의미는 완전히 다릅니다.

    창고 경작업이나 음식점처럼 몸을 많이 사용하는 업무라면 체력도 고려해야 합니다. 몇 시간 일할 수 있다는 것과 몇 년 동안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중장년에게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은 경력과 경험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단순히 ‘지금 세 시간이 비어 있는 사람’으로만 보는 노동시장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스팟워크가 기존 일자리를 대신하는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필요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일자리 방식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상 질문

    Q. 일본의 스팟워크는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스팟워크도 단시간·단발 근로를 내용으로 하는 고용계약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근로계약이 성립하면 노동관계법령이 적용됩니다. 앱으로 일자리를 구한다고 해서 노동법의 적용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Q. 스팟워크를 하면 고용보험도 가입되나요?

    A. 근무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일본의 고용보험은 일반적으로 주 20시간 이상 근무하고 31일 이상 고용될 전망이 있는 경우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하루 몇 시간씩 단발적으로 일한다면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지만, 스팟워크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Q. 일하다 다치면 산재보험을 받을 수 있나요?

    A. 고용관계에서 근로자로 일하는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산재보험 적용 대상입니다. 단기 아르바이트나 일용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산재보험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Q. 스팟워크에도 유급휴가가 있나요?

    A. 유급휴가는 일정한 계속근무와 출근율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일본에서는 원칙적으로 6개월 계속근무하고 전체 근로일의 80% 이상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 또는 몇 시간씩 단발적으로 일하는 전형적인 스팟워크에서는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60대도 실제로 앱을 이용해 일하고 있나요?

    A. 타이미 조사만 보더라도 2025년 4월 기준 60세 이상 등록자가 약 30만8천 명, 65세 이상이 약 11만 명이었습니다. 일본 전체 시장을 의미하는 수치는 아니지만, 적어도 한 대형 플랫폼에서 상당수의 고령층이 앱 기반 단기 일자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스팟워크가 정규 일자리로 이어질 수도 있나요?

    A.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타이미의 2025년 조사에서는 고령 이용자의 43.7%가 근무한 사업장에서 장기근무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11.3%는 실제 장기근무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플랫폼 자체 조사이므로 일본 전체 노동시장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Q. 잡 포스팅은 퇴직자가 이용하는 취업제도인가요?

    A. 아닙니다. 잡 포스팅은 기본적으로 회사 내부의 빈 자리에 현재 직원이 직접 지원하는 사내공모 제도입니다. 퇴직 후 외부 구직자가 이용하는 취업 플랫폼과는 다릅니다. 다만 퇴직 전에 회사 안에서 다른 직무로 이동하거나 자신의 경력을 새 분야와 연결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중장년에게도 참고할 만합니다.

    결론

    일본의 스팟워크 확산을 보면서 저는 여전히 희망과 우려를 함께 느낍니다.

    60대나 70대가 나이 때문에 서류 단계에서 배제되지 않고 자신이 가능한 시간에 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새로운 기회입니다. 하루 종일 일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몇 시간짜리 일자리가 오히려 잘 맞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스팟워크를 통해 처음 접한 사업장에서 장기근무 제안을 받는 사례도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고령층의 일자리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몇 시간 단위의 일은 안정적인 월소득을 보장하기 어렵고, 몸을 많이 사용하는 업무라면 나이가 들수록 지속 가능성도 살펴봐야 합니다.

    제 친구들이 지금 여러 형태의 일을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합니다. 일을 한다는 사실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은 경험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잡 포스팅처럼 기존의 경험을 새로운 직무와 연결하는 방식과 스팟워크처럼 필요할 때 짧게 일할 수 있는 방식은 모두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형태의 일자리만 모든 중장년에게 정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중장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일할 자리’의 숫자를 늘리는 것만이 아니라, 체력과 생활방식에 따라 짧게 일할 수도 있고 오랜 경력을 이어갈 수도 있는 여러 선택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