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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설계 (정년 연장, 경력 단절, 노후 준비, 100세 시대)

MOIYK 편집자 2026. 7. 23. 17:52

목차


    은퇴를 생각하면 예전에는 가장 먼저 ‘언제까지 일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에서 사업주가 정년을 정하는 경우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 뒤에도 다른 형태로 일을 이어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 역시 퇴직 이후 완전히 일을 그만둘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지금까지 오랫동안 일을 중심으로 생활해온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예전에 ‘한국인의 실질 평균 은퇴연령이 72.3세’라는 자료를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확인해보니 이 수치는 오래된 OECD 자료의 특정 시점 지표였습니다. 최신 OECD 자료에서 2024년 한국의 평균 유효 노동시장 이탈연령은 남성 67.4세, 여성 69.6세입니다.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이 숫자 역시 개인이 실제로 퇴직하는 나이를 단순 평균한 것은 아닙니다.

    OECD의 유효 노동시장 이탈연령은 일정 기간 연령별 노동시장 참여율 변화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언제 노동시장에서 빠져나오는지를 추정한 지표입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주된 직장에서의 퇴직과 일을 완전히 그만두는 시점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50대 은퇴 설계
    50대 은퇴 설계

    정년 이후에도 일은 이어질 수 있습니다

    OECD의 2025년 자료를 보면 한국은 65~69세의 고용률도 높은 편입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65~69세 고용률은 57%로 OECD 평균 26%보다 높았습니다.

    이 숫자를 단순히 “한국 사람들이 일을 좋아해서”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퇴직 이후에도 소득이 필요한 사람도 있고, 현재 가진 경험을 이용해 계속 일하고 싶은 사람도 있으며, 일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아직 현직에 있지만 이제는 ‘몇 살에 완전히 은퇴할까?’보다 지금의 직장을 떠난 뒤 어떤 방식으로 일을 이어갈 수 있을까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같은 회사에서 계속 일하는 방법도 있고, 경력을 살려 다른 직장으로 옮길 수도 있습니다. 강의나 시간제 근무, 온라인 콘텐츠처럼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을 이어가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게 은퇴 설계는 단순히 일을 멈추는 날짜를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의 직장을 떠난 뒤에도 소득과 역할을 어떻게 이어갈지 미리 준비하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자격증과 실제 경력 사이

    저는 퇴직 이후를 준비하면서 한국어교원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한국어교원은 국어를 모어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이나 재외동포 등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이며, 한국어교원 자격증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발급하는 국가자격입니다.

    자격증을 취득했을 때는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생겼다는 생각에 든든했습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의 한국어교원 구인공고를 살펴보기 시작하면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과 실제로 강의를 시작하는 것 사이에는 또 하나의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한국어교원 자격은 있지만 아직 실제 한국어 강의 경력은 많지 않습니다. 구인공고를 보면 기관마다 요구하는 조건이 다르고, 일부는 수업 경험이나 관련 경력을 중요하게 봅니다.

    이 점이 제가 요즘 가장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직장을 유지하면서 한국어 수업 경험을 쌓으려면 별도의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직장을 그만두고 바로 한국어교육 분야로 옮기기에는 급여와 근무조건을 현실적으로 비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격을 실제 경험으로 바꾸는 과정이 다음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 작은 규모라도 실제 수업 경험을 만들어보기
    • 초급 학습자를 위한 교안을 직접 만들어보기
    •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디지털 도구를 익히기
    • 외국인 학습자에게 설명하는 연습을 해보기
    • 한국어교육기관의 실제 구인조건을 꾸준히 확인하기

    퇴직 이후의 새 직업을 준비한다면 자격증을 하나 더 취득하는 것만큼 그 자격증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경험을 미리 만들어두는 일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경력 단절보다 경력 연결

    처음에는 한국어교육을 지금의 직업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평생교육과 온라인교육 관련 업무를 해왔습니다. 교육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고 있고, 온라인 강의를 가까이에서 접해왔습니다. 여기에 한국어교원 자격이 더해졌고 최근에는 AI와 온라인 콘텐츠 제작 방법도 배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서로 관계없는 경험만은 아닙니다.

    교육기관에서의 경력 + 한국어교원 자격 + 온라인교육 경험 + AI 활용 능력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다면 완전히 새로운 직업에 맨몸으로 뛰어드는 것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퇴직 준비를 ‘경력 단절’보다는 ‘경력 연결’의 문제로 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의 직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면 그 안에서 다음 직업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경험을 골라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에는 새로운 자격과 기술을 조금씩 더해가는 방식입니다.

    50대 이후에는 과거의 경력을 모두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보다 내가 이미 가진 것 가운데 무엇을 다음 단계로 가져갈 수 있는지 찾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도 있습니다.

    노후 준비에는 몸도 포함됩니다

    2년 전,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기타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기타를 한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꽤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3개월 정도 지나면서 손가락 관절에 통증이 생겼습니다. 코드를 잡을 때마다 손가락이 아팠고 결국 레슨을 계속하기 어려워 그만두게 됐습니다.

    그때 느낀 허탈함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저는 퇴직하면 시간이 많아지니 그때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몸이 따라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경험을 하고 나니 노후 준비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우리는 노후 준비라고 하면 대부분 돈부터 생각합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생활비와 주거비를 계산합니다.

    물론 모두 중요합니다. 하지만 돈과 시간이 있어도 건강이 따라주지 않으면 계획했던 생활을 그대로 할 수 없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기 쉽고 관절이나 신체 기능도 예전과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퇴직 이후 즐기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 무조건 퇴직 후로 미루기보다 지금부터 조금씩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기타를 그만둔 경험은 노후를 위해 준비해야 할 자산에 돈뿐 아니라 건강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실제로 느끼게 한 일이었습니다.

    100세 시대라는 말의 의미

    ‘100세 시대’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현재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100세에 가까워졌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생명표에 따르면 2024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3.7년입니다. 남자는 80.8년, 여자는 86.6년입니다.

    은퇴를 생각하는 세대에게는 현재 60세인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더 살 것으로 예상되는지를 보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2024년 기준 60세 남성의 기대여명은 23.7년, 여성은 28.4년입니다.

    따라서 ‘100세 시대’라는 표현은 평균수명이 실제 100세라는 의미라기보다 예전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커졌고, 퇴직 이후의 삶도 상당히 길어졌다는 것을 강조하는 사회적인 표현으로 이해하는 편이 맞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퇴직한 뒤 몇 년을 쉬는 정도라면 경제적인 준비만으로도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20년 이상 이어질 수도 있는 시간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무엇을 하며 살 것인지, 누구와 관계를 이어갈 것인지,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일이 사라진 뒤의 역할

    저는 아직 퇴직하지 않았기 때문에 퇴직 후의 마음을 직접 경험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주변에서 실제로 퇴직한 사람들을 보면서 일이 사라진 뒤 생활의 변화가 생각보다 크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직장을 다니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출근하고, 사람을 만나고, 해야 할 일이 생깁니다. 직장을 떠나는 순간 월급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런 생활의 리듬과 관계도 함께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퇴직 이후에도 반드시 큰 직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작은 강의나 봉사활동, 취미 모임, 온라인 콘텐츠 제작처럼 일정한 역할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한국어교육을 준비하고 블로그를 운영하고 AI를 배우는 것도 경제적인 이유만은 아닙니다.

    지금의 직장이 사라진 뒤에도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라고 설명할 수 있는 무언가를 조금씩 만들어두고 싶기 때문입니다.

    예상 질문

    Q. 한국인의 실제 은퇴 나이가 72세가 넘는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A. 과거 OECD 자료에서 한국의 유효 노동시장 이탈연령이 남녀 모두 72.3세였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는 2018년 자료입니다. 최신 OECD 자료에서 2024년 한국의 평균 유효 노동시장 이탈연령은 남성 67.4세, 여성 69.6세입니다.

    또 이 지표는 개별 근로자의 실제 퇴직 나이를 단순 평균한 것이 아니라 연령별 노동시장 참여율 변화를 이용해 추정한 지표이므로 ‘한국인은 평균 69세에 퇴직한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해석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 한국어교원 자격증이 있으면 바로 강사로 일할 수 있나요?

    A. 자격증은 한국어교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지만 채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관마다 요구하는 학력과 경력, 수업경험, 근무조건 등이 다릅니다.

    저도 자격증을 취득한 뒤 실제 구인공고를 살펴보면서 자격을 취득하는 것과 강의 경력을 만드는 것이 별개의 준비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퇴직 전부터 교안 작성이나 작은 수업 경험 등 실제로 보여줄 수 있는 준비를 해두려고 합니다.

    Q. 퇴직 후 할 취미도 미리 준비해야 하나요?

    A. 저는 가능하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가 손가락 통증 때문에 그만둔 경험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퇴직 이후로 미루는 것이 반드시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건강이 허락할 때 조금씩 시작해보고 앞으로도 오래 즐길 수 있도록 몸을 관리하는 것도 노후 준비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100세 시대’는 정말 평균수명이 100세라는 뜻인가요?

    A. 아닙니다. 2024년 한국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3.7년입니다. ‘100세 시대’는 평균수명이 실제로 100세라는 통계적인 표현이라기보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퇴직 이후의 삶도 길어졌다는 의미로 널리 사용하는 표현에 가깝습니다.

    Q. 은퇴 설계에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A.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경제, 일, 건강, 관계를 따로 떼어놓지 않고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활비를 계산하면서 다음에 할 일을 준비하고, 건강을 관리하면서 직장 밖에서 이어갈 관계와 역할도 조금씩 만들어두는 것입니다.

    결론

    은퇴를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준비하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자격증을 하나 취득하면 다음 직업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어교원 자격증을 취득하고 실제 구인공고를 살펴보니 자격과 경력 사이에는 또 하나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퇴직하면 그때 즐기면 된다고 생각했던 기타도 손가락 통증 때문에 오래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은퇴 설계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돈만 준비한다고 노후 준비가 끝나는 것도 아니고, 자격증 하나가 새로운 직업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건강이 있어야 하고,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하며, 직장을 떠난 뒤에도 이어갈 역할과 관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의 경력을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 지금까지 해온 교육 관련 경험에 한국어교원 자격과 온라인교육 경험, AI 같은 새로운 도구를 조금씩 연결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퇴직 이후로 미루지 않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조금씩 해보려고 합니다.

    은퇴 설계는 몇 살에 일을 그만둘지를 정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직장을 떠난 뒤에도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를 미리 준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